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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달랏에서 알차게 하루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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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를 함께 여행해요! 숨겨진 여행지가 당신을 기다립니다. Let's travel to asian countries and south korea. The hidden destination awaits you. 달랏의 투옌 럼 호수, 죽림사원, 달랏시장 쓰디쓴 베트남 커피를 한 잔하면서 막 잠에서 깨고 있었다. 밖에서 세차를 하고 있던 게스트하우스 사장이 물 묻은 손을 흔들며 아침 인사를 건넸다.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인사를 대신했다. 세차를 끝내고 땀을 흘리며 실내로 들어온 사장은 다짜고짜 오늘 피크닉 가자고 했다. 무슨 피크닉이냐니까, 오늘은 자신의 차가 쉬는 날이란다. 어디를 갈 건데 묻자, 생소한 이름을 댔다. 투옌 럼 호수와 죽림 사원(티엔빈 쭉람). 딱히 할 것도 없는데 잘 됐다 싶었다. 돌아오는 길에 달랏 시장에 내려달라고 했다. 점심을 먹고 그의 차에 올라탔다. 이미 하나 뿐인 그의 아들이 뒷자리를 앉아 있었다. 진짜 부자는 피닉스이었다. 달랏 가까운 곳에 있을 줄 알았는데 제법 달렸다. 달랏 특유의 푸르름이 시내를 조금 벗어나자 본격적으로 펼쳐졌다. 작은 산들을 넘을 때마다 작은 호수(?, 저수지?)가 보이다 사라졌다. 때문인지 호수라는 말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마침내 투옌 럼 호수가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웬걸. 진짜 호수가 나타났다. 산 속에 거대한 호수가 정말 있었다. 사방의 나무들은 저마다 흔들리고, 햇살은 호수의 잔잔히 물결에 사정 없이 찬란히 부서지고 있었다. 달랏 신혼 여행 사진의 성지 투옌 럼 호수 본격적으로 호수를 걷자 먼발치에 하얀 웨딩드레스 입고 웨딩사진을 찍는 커플이 보였다. 좋은 구경거리를 놓칠 수 없었다. 추억의 웨딩 사진 만들기 위해 바쁘게 포즈를 취하던 커플이 나를 발견했다. 가벼운 눈인사를 교환하고 각자의 일을 했다. 여행자는 관객이 되고, 커플은 모델이 됐다. 잠시 휴식 시간, 그들이 나에게 생수를 권했다. 결혼을 축하한다며 권하는 생수를 받았다. 사실 그 커

베트남 달랏의 쑤언 흐엉 호수를 거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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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를 함께 여행해요! 숨겨진 여행지가 당신을 기다립니다. Let's travel to asian countries and south korea. The hidden destination awaits you. 달랏의 8월은 달콤했다 숙소를 정하고 배낭을 내려놨다면 그 여행지에서의 여행이 반은 끝난 셈이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샤워를 하고 슬리퍼를 싣고 밖으로 나왔다. 이상하다. 배낭을 메고 운동화를 싣고 종종 걸음으로 거리를 걸을 때는 보이지 않던 모습들이, 슬리퍼를 싣고 거리에 나서면 그제야 그곳이 온전히 보이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 동안의 작은 변화지만 사람의 몸이 이렇게 다르게 반응하다는 것이 때론 놀랍기까지 할 때가 있다. 달랏을 대표하는 곳이라면 1500미터의 고산 도시에 넓게 펼쳐진 쑤언 흐엉 호수다. 쑤언 흐엉은 한자어로 춘향이란 뜻으로 17세기 활동했던 유명 여류 시인의 이름이다.  8월 한 여름에 있다가 바로 가을, 찬바람을 맞는 기분을. 달랏은 딱 그런 맛을 선사했다. 아 이곳이 정말 파라다이스구나!!!라는 생각이 저절로 나오는 가을바람이었다. 오죽하면 프랑스인들이 향수병을 이기기 위해 사이공(호치민)을 벗어나 이곳 달랏에 휴양지를 건설했을까. 여러 가이드 책에서는 달랏을 뭐 프랑스의 파리라든지 그럴듯한 애칭을 갖다 붙이고 있다. 그런 애칭을 가지고 달랏을 찾는다면 분명, 실망하고 말 것이다. 솔직히 그런 유럽식의 분위기는 눈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다. 오토바이 물결조차 한가로운 베트남 달랏 하지만 분명 베트남의 여타 다른 도시와는 다른 무엇인가가 있었다. 오토바이의 물결은 달랏도 빼놓을 수 없지만, 어딘지 모르게 조금은 여유롭고 덜 전투적이었다. 사람들의 말소리나 몸짓 역시 덜 거칠었다. 달랏 사람들이 여유로운 이유 중에는 마을 중앙에 넉넉히 자리 잡고 있는 쑤언 흐엉 호수가 한몫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상쾌한 바람으로 이미 넉넉해진 마음은, 조금도 급한 마음 없이 발길 닿는

베트남 속에서 또 다른 도시 달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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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를 함께 여행해요! 숨겨진 여행지가 당신을 기다립니다. Let's travel to asian countries and south korea. The hidden destination awaits you. 베트남 속에서 또 다른 도시 달랏 베트남 연인들은 신혼여행을 어디로 갈까? 신혼 부부들은 경제적인 여유가 풍족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국내로 신혼여행을 떠난다. 그중에서 가장 사랑받는 신혼여행지라면 당연 ‘랏 부족의 강’이란 뜻을 가진 달랏(Da Lat)이다. 냐짱이나 무이네 등 바닷가가 있는 휴양지로 신혼여행을 가기도 하지만, 베트남 사람들에게 달랏은 한번쯤 가고 싶은 장소다. 굳이 따지자면 터키 사람들이 생각하는 ‘반’ 정도. 달랏은 해발 1,475m의 위치해 서늘한 날씨를 간직한 아담하고 조용한 고산 도시다. 수영할 곳도 편의시설이도 그렇게 뛰어난 도시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사람들에게 신혼 여행지로, 꼭 한 번 여행하고 싶은 도시가 달랏이다. 이유는 날씨에 있다. 베트남 역시 인도차이나 특유의 습하고 더운 나라이기에 달랏의 습기 적은 신선한 날씨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고산지대가 주는 시원한 바람은 그들에게 어느 여행지보다 생경한 경험을 만들어 준다. 우리나라의 초가을 날씨가 연중 이어지는 달랏은 습한 인도차이나 바람만을 맞았던 여행자에게도 기분 좋은 바람을 선사했다. 달랏을 향하는 여행자 버스를 탈 때부터 다른 분위기였다. 의례히 여행자 버스에는 대부분 외지 여행자들로 넘쳐나기 마련인데, 달랏행 버스만은 베트남 사람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베트남 사람들에게 더 사랑 받는 달랏 젊은 베트남 친구들도 삼삼오오 눈에 띄었다. 비싼 옷을 입거나 명품 가방을 멘 특권층 자식들이 갖지 못한 맑고 소박한 웃음을 띤 청년들이었다. 엠티라도 가는 듯, 녀석들의 웃음소리는 달랏의 바람처럼 더없이 경쾌했다. 잠을 잤다면 볼 수 없었던 고산지대의 초록의 세상. 버스 안에서 베트남 젊은이

베트남 냐짱에서 현지인처럼 살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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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를 함께 여행해요! 숨겨진 여행지가 당신을 기다립니다. Let's travel to asian countries and south korea. The hidden destination awaits you. 베트남에도 온천이 존재한다 혼자 여행을 하다 보면 뻘쭘해서 은근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해변 도시 여행이나 고기를 굽는 메뉴 선정, 당구장 가기, 온천욕 즐기기가 대표적이었다. 수영복 입고 중년의 남자가 혼자 물놀이를 하는 게 상상되는가? 당구를 혼자 치는 사람은 전 세계에 없다. 온천욕은 또 어떤가? 다행히 한 번은 동행이 있었다. 전에 해보지 못한 것들을 다 해보기로 맘을 먹었다. 딱히 뭘 같이 하자고 제안하는 편이 아니었지만, 현지인처럼 하루 살아보자는 제안에 동행자도 흔쾌히 좋다고 했다. 브런치를 먹고 탑바 온천을 향했다. 냐짱에는 꽤 유명한 머드 온천이 있었다. 게스트하우스 사장이 몇 번이고 탑바, 탑바, 핫스프링, 핫스프링이라며 몇 번을 추천했던 곳.  시내에서 멀지 않아 택시를 타니 금방이었다. 여행자들만 있는 것 아니냐는 걱정은 기우였다. 피부 미용에 민감한 베트남 여성들이 머드팩을 하고 머드탕에 들어가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잘생긴(?) 이방인 두 명이 어슬렁거리자, 중년의 여성들은 손까지 흔들면서 반가움을 표시했다.  난 언제쯤 타인에 대해 저렇게 티끌 하나 없이 손을 흔들며 웃어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 갔다. 숲속 안에 꾸며진 온천은 아담한 정원부터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다. 시스템이나 시설 어디 하나 부족함이 없었다. 베트남 볶음밥은 실패 확률 0% 생각보다 강렬한 유황의 냄새는 없었지만, 머드와 뜨거운 물이 충분히 머드 온천임을 증명했다. 머드가 묻은 몸을 씻기 설치된 샤워 장치를 통과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작은 수영장에서 몸의 열기를 식히고 점심을 먹었다. 한국 경우 이런 시설 내부의 식당은 비싼 게 일반적일 것이다. 하지만 인도차이나에서는 특정 시설에 있는 식당

베트남 나트랑이 아닌 ‘냐짱’, 힌두교가 아닌 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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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를 함께 여행해요! 숨겨진 여행지가 당신을 기다립니다. Let's travel to asian countries and south korea. The hidden destination awaits you. 베트남 최대 휴양지 냐짱 베트남 여행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냐짱’이라는 도시의 이름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7km에 달하는 모래 해변에 근사한 레스토랑, 다양한 조건의 호텔, 여러 즐길 거리, 싼 물가 등 여행가 좋아할 것을 모든 갖춘 여행지가 냐짱이었다. 거리상으로는 호치민시티에서 가깝지만, 단기간 여행자는 교통 편의상 다낭을 통해 냐짱에 오는 경우가 많다. 다낭도 해변이 있지만, 베트남 내에서 해변을 끼고 있는 여행지는 냐짱이 당연 으뜸이었다. 태국의 여느 해변 관광지보다 왠지 좀 더 정돈된 느낌이랄까? 물빛이야 태국이 한 수이라고 치면, 그 외는 냐짱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밤이 돼도 겉으로 보이에는 특별히 아이들에게 해가 될 만한 밤 문화는 없다. 딱 가족과 함께 오면 좋은 여행지였다.  여행지에서 숙소는 제일 우선시 되는 문제일 것이다. 냐짱은 해변 도로를 따라 호텔이며 게스트하우스가 즐비했다. 각자의 주머니 사정에 맞춰 찾으면 된다. 참고로 베트남 게스트하우스는 침대 상태(5불짜리 방에 라텍스가 웬말)나 방의 조건이 가성비 최고다. 태국 포함 인도차이나 내에서. 우선 ‘냐짱’이란 도시의 이름부터 확실히 하고 넘어가자. 아마 일부 무식한 홈쇼핑 방송부터가 아닐까 생각이 들긴 하다. 홈쇼핑으로 냐짱 상품을 팔기 전까지는 냐짱이 그리 핫한 여행지가 아니었으니 말이다. 냐짱은 나트랑이 아니다 현대 베트남어로의 정확한 발음은 냐짱이다. 베트남 누구도 냐짱을 나트랑이라고 하지 않는다. 1940년대 침략자 일본군이 주둔하면서 일본식 발음(일본식 발음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언어 구조상 못하는 발음이 많을 뿐이다)으로 나트랑(일본어: ナトラン)이라고 불렸다. 냐쨩이랑 이름을 놔두고 어디서 나트랑이란 이름을

forgive but not forg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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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를 함께 여행해요! 숨겨진 여행지가 당신을 기다립니다. Let's travel to asian countries and south korea. The hidden destination awaits you. forgive but not forget 베트남 배낭 여행자 10명은 작은 버스에 몸을 맡겼다. 아직 잠이 덜 깬 것은 나 뿐만 아닌 듯, 앉자마자 잠을 청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가이드로 보이는 선생도 간단한 인사만 하고 앞자리를 지켰다. DMZ(Demilitarized Zone)를 향하는 몇 시간의 버스 안. 역사의 유물이 아닌 아직도 생생히 DMZ가 존재하는 민족의 후손에겐 이날의 일정은 특별했다. 누군가에 의해 강제로 그어지고 지금도 그대도 유지되고 있는 현실. 필요악이라고는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힘든 경계임은 분명할 것이다. 우리에게 38선이 있다면 베트남에는 17선이란 DMZ 공간이 있었다. 지금의 통일 베트남엔 그저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전쟁 유적지에 불과하지만, 베트남 역사를 관통하고 있는 역사의 현장인 것은 분명했다. 북쪽의 호치민 군대와 남쪽의 미군 괴뢰 정부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맞붙은 살육의 현장. 베트남 전쟁의 흔적을 찾아 위치적인 지명은 동하라고 해야 정확하다. 하지만 여행자를 위한 편의 시설이나 위치가 동떨어져 있어, 베트남 중부에 있는 후에를 기점으로 여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동하를 놓고 벌인 전투는 여타의 다른 전투와 같은 지정학적 이유 때문이었다. 지금도 동하에는 라오스로 가는 보더가 위치해 있다. 하노이에서 군수 물자를 수송해 온 호치민군은 메콩강 유역에서 게릴라 활동을 하는 베트콩에게 꼭 전달해야 했다. 그러나 남쪽은 괴뢰 정부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 호치민은 베트남과 맞닿아 있는 라오스를 군수 물자의 통로로 사용했다. 일명 호치민 루트라고 일컬어지는 이 루트가 차단되면 전쟁의 양상은 불 보듯 빤한 결과로 이어지게 될 것이었다. 동하에서 라오스로 이어지는 호치민

베트남 후에 왕릉을 거닐며-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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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를 함께 여행해요! 숨겨진 여행지가 당신을 기다립니다. Let's travel to asian countries and south korea. The hidden destination awaits you. 베트남의 선교 탄압 역사 뚜득 왕은 기독교인들에게는 불명예스러운 사건의 주인으로 거론되는 인물이기도 하다.민망 왕 때부터 시작된 기독교 탄압은 뚜득 왕에 접어들어서 그 정점에 이르렀다. 프랑스와 스페인 연합군이 베트남을 공격한 이유 중 하나가 되기도 했던 선교사 탄압은 베트남 근대사의 아픈 과거로 남아 있다.  뚜득 왕이 즉위한 1848부터 20여 년간 처형당한 사람이 서양인 선교사 25명, 베트남 사제가 300명, 평신도가 2만 명에 달했다. 그 이후 한동안 기독교인은 베트남의 주류 사회에서 멀어져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응우옌 왕조의 마지막 왕 카이딘의 능은 호불호가 매우 확실했다. 일반적인 왕릉과는 확연히 다른 외관이 여행자를 시선을 끌고 있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올라와 왕궁의 설명을 읽어 보고서야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베트남 사람들에게 사랑 받지 못하는 카이딘 왕릉 카이딘 왕은 응우옌 12번째 왕 1916년부터 1925년까지 재임한 20세기 왕이다. 그는 프랑스에 적극 협력한 왕으로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왕릉은 베트남식과 유럽식이 혼재되어 있으며 콘크리트를 소재로 한 건축 양식을 띤다.  거기에 신화적인 점을 강화하기 위해서 힌두 양식까지 가져왔다. 건축 자재는 프랑스와 일본에서 가져 와서 지었다. 왕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건물인 꿍티엔딘은 더 가관이다. 현란한 색상의 도자기와 유리 조각들로 장식되어 건물을 보면 나라가 망하고 있는데, 이런 사치를 부리고 싶었을까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기분이 더 얹잖아 지기 전에 왕릉을 나왔다. 외벽이 검게 변해 있는 모습이 괴기스럽게까지 보였다. 베트남 사람들은 왕룽 투어를 할 경우 카이딘 왕릉은 거의 찾지 않는다고 한다.  자존감이 강한

베트남 후에 왕릉을 거닐며-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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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를 함께 여행해요! 숨겨진 여행지가 당신을 기다립니다. Let's travel to asian countries and south korea. The hidden destination awaits you. 베트남 통일 왕조의 기록 후에 왕릉을 향해 오토바이를 타고 거리를 달리는 맛은, 택시를 타고 거리 달렸을 때나, 버스를 타고 봤던 도시와는 확연히 달랐다. 작은 볼거리라도 나타나면 운전자는 손가락으로 뭔가를 가리켰다. 신호등에 걸려 있을 때는 덥지 않냐고 묻기도 했다. 단체로 움직이지 않으니 왕릉에 내려서는 오롯이 혼자인 경우가 많았다. 최초의 통일 왕조 왕들은 자신의 능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여행자에게 보여줬다. 처음 들렸던 왕릉은 민망 왕릉. 왕릉에 들어서면 이유 없이 친숙하고 편안한 느낌을 줬다. 응우옌 왕조 2대 민망왕은 프랑스를 배척하고 중국의 유교 문화를 선호했던 왕이었다. 때문에 왕릉 역시 풍수지리설에 입각해서 지어졌다니, 우리 왕릉에 익숙한 나에게는 편안하게 다가왔던 것이다. 1820년부터 20년 간 통치하면서 본격적으로 왕조의 틀을 잡은 왕이었다. 풍수지리설에 따라 지어진 왕릉 민망 왕은 우리와 얽힌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 그는 아들 78명, 딸 64명, 도합 142명의 자녀를 둔 인물이다. 그의 후사를 잇는 능력은 오랫동안 복용했다는 ‘민 망 탕’에 비밀이 숨어 있다. ‘민 망 탕’은 각종 약재를 넣은 술인데 훼 사람들은 가정집마다 이 ‘민 망 탕’을 제조해서 마셨다 한다. 이 ‘민 망 탕’의 주재료가 ‘고려인삼’이다. 질 좋은 민 망 탕을 만들기 위해선 좋은 인삼이 필요한데, 베트남 사람들은 고려인삼을 최상품으로 꼽았다고 한다. 지금도 훼 특산품을 파는 곳에 민 망 탕을 만날 볼 수 있다. 민망 왕은 공이 큰 신하에게 내리는 상급으로나, 연로해 아픈 신하에게 고려인삼을 몇 뿌리씩 하사했다고 한다. 응우옌 왕조 중 뚜득 왕은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시에 조예가 깊어 4000천 편의 시를

베트남 후에 왕릉을 거닐며-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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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를 함께 여행해요! 숨겨진 여행지가 당신을 기다립니다. Let's travel to asian countries and south korea. The hidden destination awaits you. 베트남 최초의 통일 국가 베트남 후에까지 찾아온 여행자라면 이미 호치민이나 하노이, 다낭을 경험해 봤을 것이다. 베트남 국토가 길게 형성되어 만큼 각 도시는 저마다 특별한 문화를 소유하고 있다. 그중에 후에는 베트남 최초의 통일 국가의 수도로 고풍스러운 여행지라 할 수 있겠다. 1802년 응우웬 왕조는 남북을 통일시키고 후에를 수도로 삼아 1945년까지 140여 년 동안 국가를 운영했다. 후에는 베트남 전쟁 당시 친미 정부인 남부 베트남에 속해 있어 호치민이 이끄는 군대에 공격을 받았다.  호치민이 점령하고부터는 미국의 폭격에 시달렸다. 거기에 전쟁이 끝나고 유적들은 봉건시대 잔재라고 여겨져 폐허 속에 방치되었다. 유네스코는 베트남이 개방 정책을 펴자, 제일 먼저 후에의 왕궁이 있는 구시가지 일대를 199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고, 지속해서 복원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후에 구시가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덕분에 140년을 이어온 근대 국가의 수도는 후에를 아름다운 왕릉의 도시로 만들었다. 도시 곳곳마다 숨어 있는 왕들의 능은 후에의 볼거리 중에 당연히 으뜸이다. 사회주의 이념에 숨죽이고 있던 왕들의 능은 시간이 지나 여행자들의 발자국으로 가득했다. 후에의 왕릉 투어는 다른 대도시 시티투어보다 그 역사가 길다. 왕릉이 도심 외곽에 있고, 대중교통이 발달하여 있지 않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행자들을 모집해 왕릉을 둘러보는 투어가 발달하게 됐다. 예전엔 로컬의 작은 여행사 위주로 진행됐던 것이, 최근엔 대형 여행사까지 일일 투어를 진행했다. 자본의 탐욕이란……. 좀 더 자유롭고 낭만적으로 왕릉을 거닐고 원한다면 오토바이 투어를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오토바이 왕릉 투어는 조심 오토바이 투어라고 여행사 상품

베트남 후에서의 하루 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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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를 함께 여행해요! 숨겨진 여행지가 당신을 기다립니다. Let's travel to asian countries and south korea. The hidden destination awaits you. 동바 재래 시장 여행 베트남 후에 하루 보내기. 세계 어느 도시든 오래된 성이나 왕궁이 있다면 근처에는 오래된 재래시장이 있다. 성에 사는 사람들이 먹고 살아야 했기에 시장이 발달했다. 왕궁 근처엔 지금도 후에서 가장 큰 동바 재래시장이다. 인도차이나 여느 재래시장과 같은 동바 시장은 여행자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었다. 그렇다고 꼭 뭔가 사고 싶은 것이 가득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재래시장 그 이상 그 이하의 의미는 없다. 몇 년 전부터는 야시장이 본격적으로 펼쳐져 여행자들이 야시장 불빛을 향해 다리는 건넜다. 사진 한 장으로 후에 인근 사람에게 동바 시장의 지위를 설명하고 싶다. 인도차이나를 여행하다 보면(물론 다른 여행지도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자신도 느끼지 못하는 특별한 대우를 받게 된다. 로컬 식당에 가면 좀 더 친절한 대접을 받는다거나, 조용한 카페에 가면 호기심의 눈빛이 자신을 특별하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베트남 중상층의 증가 베트남 후에 동바 시장을 대충 보고 각자 오토바이를 타고 대형 상점으로 이동했다. 시원한 에어컨도 생각났고, 떨어진 생필품을 구매할 목적도 있었다. 당시 생긴 지 얼마 안 된 대형 상점은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시골 촌놈이라도 된 듯 이것저것 침 흘리면서 구경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빵 굽는 냄새가 요란하게 났다. 살펴보니 한 빵집(?)에 벌써 10m 정도의 줄을 서서 빵을 기다리고 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바게트를 찍어내듯 대량으로 만들어 내는 빵집이었다. 빵값이 싸서 그랬는지 소매업자 같은 사람들은 20~30개씩 비닐봉지에 담아 가기도 했다. 맛집이구나!!! 결론이 나자 무섭게 달려가 줄을 섰다. 빵을 기다리는 젊은이들은 친구들과의 수다에 여념이 없

베트남 후에의 하루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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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를 함께 여행해요! 숨겨진 여행지가 당신을 기다립니다. Let's travel to asian countries and south korea. The hidden destination awaits you. 베트남 후에의 하루 베트남 후에서 장기간 있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 루틴이 생겼다. 하루의 루틴도 있고, 도시에 도착했을 때부터 떠나올 때까지의 루틴도 생겼다. 하루의 루틴이라야 자는 시간과 상관 관계가 있었다. 특별히 술을 좋아하거나 클럽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도, 여행을 왔어도 늘 자는 시간만은 늦은 시간이었다. 브런치를 하기에 딱 좋은 시간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했다. 여행지에서의 루틴은 게스트하우스부터 시작됐다. 어차피 최소 2주 정도는 한 도시에 머물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하루 이틀은 숙소와 인근 편의점을 익히고, 걸어서 다녀올 곳을 한 군데씩 여행하는 식이다. 도시 외곽이나 투어에 참여해야 하는 여행지는 최대한 미루는 버릇이 생겼다. 숙소나 카페서 마음 맞는 여행자를 만나면 동행하는 편이 좀 더 여행을 풍요롭게 하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후에 게스트하우스에서 어느 날 아침부터 독일 친구가 보이기 시작했다. 독일인 특유의 선 굵은 예의가 눈에 띄었고, 대화가 몇 번 이뤄졌다. 온종일 구름이 예고된 날, 그녀가 시내 구경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간 말한 시내 구경이라야 왕궁, 깃발탑, 동바 시장, 빅씨 마켓이 전부였다. 이미 두 번 갔다 온 터라(게스트하우스에 오래 있다 보면 종종 한국 친구들을 만나게 되고, 가이드를 해주는 경우가 생긴다) 딱히 감흥은 없었지만, 뭐 할 것도 없었으니 좋다며 따라나섰다. 여행자 거리를 나서며 베트남 후에의 여행자 거리는 오늘 둘러볼 왕궁과 다리 하나를 두고 마주 본 위치에 있었다. 왕궁을 중심으로 구도시라고 한다면 다리 건너가 신도시라고 보면 됐다. 다리를 건너려니 며칠 내린 비로 수량이 상당히 많아졌다. 진갈색의 흙탕물은 사납게 흐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