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달랏에서 알차게 하루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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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의 투옌 럼 호수, 죽림사원, 달랏시장

쓰디쓴 베트남 커피를 한 잔하면서 막 잠에서 깨고 있었다. 밖에서 세차를 하고 있던 게스트하우스 사장이 물 묻은 손을 흔들며 아침 인사를 건넸다.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인사를 대신했다.

세차를 끝내고 땀을 흘리며 실내로 들어온 사장은 다짜고짜 오늘 피크닉 가자고 했다. 무슨 피크닉이냐니까, 오늘은 자신의 차가 쉬는 날이란다. 어디를 갈 건데 묻자, 생소한 이름을 댔다. 투옌 럼 호수와 죽림 사원(티엔빈 쭉람). 딱히 할 것도 없는데 잘 됐다 싶었다. 돌아오는 길에 달랏 시장에 내려달라고 했다.

점심을 먹고 그의 차에 올라탔다. 이미 하나 뿐인 그의 아들이 뒷자리를 앉아 있었다. 진짜 부자는 피닉스이었다. 달랏 가까운 곳에 있을 줄 알았는데 제법 달렸다. 달랏 특유의 푸르름이 시내를 조금 벗어나자 본격적으로 펼쳐졌다.

작은 산들을 넘을 때마다 작은 호수(?, 저수지?)가 보이다 사라졌다. 때문인지 호수라는 말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마침내 투옌 럼 호수가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웬걸. 진짜 호수가 나타났다.

산 속에 거대한 호수가 정말 있었다. 사방의 나무들은 저마다 흔들리고, 햇살은 호수의 잔잔히 물결에 사정 없이 찬란히 부서지고 있었다.

베트남여행-달랏


달랏 신혼 여행 사진의 성지 투옌 럼 호수

본격적으로 호수를 걷자 먼발치에 하얀 웨딩드레스 입고 웨딩사진을 찍는 커플이 보였다. 좋은 구경거리를 놓칠 수 없었다. 추억의 웨딩 사진 만들기 위해 바쁘게 포즈를 취하던 커플이 나를 발견했다. 가벼운 눈인사를 교환하고 각자의 일을 했다. 여행자는 관객이 되고, 커플은 모델이 됐다.

잠시 휴식 시간, 그들이 나에게 생수를 권했다. 결혼을 축하한다며 권하는 생수를 받았다. 사실 그 커플은 지금 웨딩 사진이 처음이 아니었다. 이미 결혼을 한 상태였고, 신혼여행을 달랏으로 온 기념으로 사진을 찍는다고 했다. 달랏은 신혼여행을 온 커플을 위해 이렇게 웨딩 사진을 찍어주는 사진관이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딸 많이 나으라는 덕담과 던지고 죽림 사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원 이름처럼 호수를 거쳐 죽림 사원으로 가는 길에는 대나무가 무성했다. 대나무가 들려주는 특유의 바람 가르는 소리가 더없이 평화스러웠다. 베트남은 인도차이나에서 유일하게 한국 불교와 같은 대승불교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베트남달랏-배낭여행

베트남 불교는 대승 불교가 주류

때문에 사원에 들어서면 구조가 어딘지 모르게 익숙하다. 정면으로 대웅전이 있고, 좌우에 고루, 종루, 선방 등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죽림사원은 베트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여행자라고는 한두 명…

죽림사원을 떠올리면 첫 번째로 떠오르는 인상이 꽃들이었다. 사원에 꽃? 그랬다. 이상하리만치 죽림사원은 오색 꽃들이 만발했다. 마치 꽃 정원이 죽림사원의 주인인 양 형형색색의 꽃들이 당당하게 주인 행세를 했다. 전에도, 후에도 죽림 사원처럼 꽃들이 만만한 사원은 보질 못했다.

신기한 경험을 하고 주차장으로 나오자 사장이 아이와 놀고 있었다. 아이스크림을 사주자 아이는 세상을 다 가진 행복한 미소를 보였다. 덩달아 우리는 행복했다. 약속대로 그는 달랏 시장에서 나를 내렸다.

달랏 시장은 사파나 박하의 시장과는 달리 시골의 그냥 작은 시장이라고 생각하면 적당하다. 달랏 특산물인 와인이나 커피를 파는 상점부터 현지인들의 생필품, 먹을거리가 있는 시장이다. 건물로 지어진 시장이라 큰 감흥은 없다.

그러나 해가 넘어가면서 하나둘씩 나타나는 노점들이 달랏 여행을 넉넉하게 해줬다. 지역 특색이 강한 베트남이기에, 시장 노점에서 파는 음식들은 빼놓지 말고 먹어야 했다. 시장이 주는 즐거움을 놓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