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비엔티안의 정직한 삶 - 소금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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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의 땀, 소금 - 소금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소금 마을을 만났다. 마을노동자의 흘린 땀의 양만큼, 소금의 생산량은 비례할 것이란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서해 염전에서도, 유럽 소금 광산을 보면서도… 이런 생각은 라오의 소금 마을을 보았을 때 더 확고해졌다.

우연찮게 소금 마을을 찾아간 그날, 하늘은 소금을 뿌려놓은 듯한 묘한 분위기를 풍겼다. 적당히 흩어져 있는 구름과 푸른 하늘. 습한 공기 사이로 스며드는 짠 냄새와 장작 타는 냄새가 작업장 주위를 휩싸고 있었다.

주위는 고요했다. 일반적인 여행지가 아니기에, 대문을 들어설 때 앞에 서 있던 라오인에게 들어가도 되냐고 물었다. 지친 미소를 지으며 소금이 만들어지는 작업장을 가리켰다.

정면으로 보이는 건물은 만들어진 소금의 저장소처럼 보였다. 인부들은 창고 주위에서 느린 걸음걸이로 무엇인가를 하고 있었다. 소금을 나르지는 않았다. 그들은 특별히 대화를 나누지도 않았다.

라오스-소금마을

고요 속에 만들어지고 있던 라오스의 소금

적막함… 라오인이 가르친 곳은 허름한 단층집들이 붙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진갈색의 흙길이 그 집들 앞으로 인도했다. 집처럼 보였던 곳이 소금이 만들어지는 공장(?)이었다. 공장은 100미터가 훨씬 넘을 듯한 길이로 이어져 있었다.

“일하는 사람들이 있나”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고요했다. 화덕에서는 장작이 타고 있었다. 소금 마을에서 유일하게 소리는 내고 있는 생명체 같았다. 화덕 위에는 암염 층에서 끌어올린 소금물이 수증기를 내뿜고 있었다. 소리 없이.

사각형 판에는 듬성듬성 소금 결정체가 더운 열기 속에서 흔들렸다. 낡은 대나무 바구니에는 이제 막 세상으로 나온 하얀 소금이 가득 담겨져 있었다. 열대 지역에 내린 눈을 누군가 바구니에 소복이 담아 내놓은 모양새였다.

비현실적인 새하얀 소금에 넋이 빠지고 있을 즈음 인기척이 들렸다. 인간 세상으로 돌아오게 도와준 고마운 소리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해먹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인부가 인기척에 잠을 깨어 부스럭 거렸던 소리였다. 그도 나도 순간 정지!

라오스비엔티안-소금마을

지하수를 끌어 올려 만들어지는 라오스 소금

2-3초간의 어색함이 지나고 그는 피곤한 미소를 내게 지으며 해먹에 몸을 맡겼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다시 정적.

얼어 있는 개울물을 지나가듯 내 발소리는 더욱 작아졌다. 카메라의 셔터 소리가 야외에서 그리 크게 들리는지는 처음 알았다. 몇 번의 셔터를 누르고 사진 찍기조차 미안해 카메라를 가방에 쳐 넣었다.

더 안으로 들어가 볼까라는 생각도 잠시, 밤새 장작 앞을 지키며 소금을 만들던 이들이 각자의 화덕 옆에서 낮잠을 자고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곤하지만 정직한 일상의 삶을 사는 이들 앞에, 여행자는 최대한 겸손해야 했다.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처음 왔던 입구로 나왔다.

입구 앞 큰 나무 밑에는 막 창고에서 일을 끝낸 듯한 라오인들이 담배를 피며 쉬고 있었다. 옆에 앉았다. 씨~익 웃어주는 것은 역시 라오 사람들이었다. 담배를 찾아 입에 물자, 누군가 불을 붙여주었다.

그리고 우린 침묵했다. 파란 하늘에 뿌려진 소금 구름 속으로 뿌연 담배 연기를 날려 보내며.

tip

바다가 없는 라오스는 수입을 전량 수입해 올까? 아니다. 전량 자체 생산한다. 그럼 유럽처럼 소금 광산 같은 곳에서 암염을 깨서 소금을 만들어 낼까? 아니다.

다행히 라오스 일부 지역에서는 암염이 지하층에 매장되어 그 일대 지하수가 마치 바닷물처럼 충분한 염분을 가지고 있다. 이에 지하수를 가열해 소금을 생산하고 있다.

지하수를 퍼내 소금까지 만들려면 일반적으로 3-4일이 걸린다고 한다. 그러나 라오 대부분 소금 마을은 생산량을 늘리려고 굽는 방식을 이용해 하루 만에 소금을 만들어 낸다. 라오의 소금은 미네랄이 풍부하면서도 짜지 않아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