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방비엥 블루라군의 유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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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비엥 블루라군 : 한 그루 나무가 주는 유쾌함

방비엥하면 ‘블루라군’이라고 할 만큼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명소가 됐다. 태국이나 베트남에 비해 여행 인프라가 많지 않은 라오기에, 라오스가 심심하다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솔직히 태국이나 베트남에 비해 놀거리, 볼거리, 즐길거리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블루라군도 몇 년 전만 해도 소수만 다녀오는 곳에 불과했다. 왜냐하면 정말로 에메랄드 빛 작은 냇가와 나무 한 그루가 전부였기 때문이다. 지금도 별반 변한 것은 없다. 하지만 여행자는 블루라군을 향한다.

방비엥에서 6-7km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블루라군은 툭툭, 오토바이, 자전거, 도보로 갈 수 있다. 대부분 여행자는 툭툭, 오토바이, 사륜오토바이를 이용한다. 간혹 미친(?) 서양 여행자들 중에는 자전거나 도보를 이용하기도.

라오스여행-방비엥

블루라군까지는 교통편을 이용하자!!!

혹시 커플이나 부부가 함께 블루라군을 향한다면 절대, 네버, 자전거나 도보를 택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 단언컨대 그 거리는 절대 7킬로미터의 거리가 아니라는 점이다. 가는 것은 어찌어찌 간다고 쳐도 돌아 올 때 그 뙤약빛 비포장도로를 걸어온다고 상상해보라. 지나다니는 차들의 먼지는 보너스로 주어진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났던 퇴역 군인 부부와 블루라군을 갈 기회가 있었다. 특별히 갈 이유는 없었지만, 여행이 초행이신 분들을 위해 같이 따라 나서기로 했다. 사단은 대령 출신이셨던 어른에게서 시작됐다. 몇 킬로미터도 안 되는데 걸어가자는 제안을 하셨다. 아… 짧은 외마디 비명이 저절로 흘러 나왔다.

거기서 끝난 것이 아니라, 직진해야 할 도로에서 풍광이 예쁘다면 옆길로 새기 시작했다. 부인되시는 분과 정처 없이 걷기 시작했다. 결과는 끝내 큰 길로 나와 지나가는 차를 얻어 타고 4시간 만에 블루라군에 도착했다. 그 후에도 그분들과 루앙프라방까지 동행하게 됐는데, 사모님은 남은 일정을 게스트하우스 방에서 쉴 수밖에 없었다.

블루라군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사람들의 유쾌한 웃음소리다. 큰 나무에 올라 다이빙을 하고 노는 것이 전부인 블루라군. 여행자들은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 자기 차례가 오기를 기다렸다. 이미 다이빙을 끝낸 사람들은 물속에서 혹은 냇가 언저리에서 구경했다. 여기까지는 그저 평범한 풍경이었다면 이어지는 모습들은 정겨운 모습으로 이어졌다.

라오스여행-방비엥

세계 여러 사람들이 하나 되는 곳

나무 위에서 다이빙 할 수 있는 위치는 두 곳. 한 곳은 낮은 곳이라 누구나 가능하다면, 꼭대기에 위치한 곳은 만만한 높이가 아니었다. 의기당당하게 올라갔던 여성이든 남성이든, 그 높은 곳에 서면 주저주저할 수 있는 그만큼의 높이였다. 간혹 몇몇은 도중에 포기하고 다시 내려오기도 할 만큼.

주저하는 사람이 나타날 때마다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파이팅을 외쳤다. 주저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구경하는 이들은 유쾌하게 웃었다. 비웃음은 절대 아니었다. 그저 블루라군이 주는 소박한 즐거움을 즐기며, 타인을 아무 경계 없이 바라보는 시선들뿐이었다.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젊고 건강한 웃음이 블루라군을 가득 채웠다. 초등학교 친구 부부가 라오스에 온 적이 있었다. 비엔티엔에 허름한 밤에 도착한 제수씨는 속으로 기대 이하라는 생각을 했었다(나중에 본인의 입으로 털어놨다). 물을 무서워하는 친구와 제수씨, 나는 그냥 냇가에서 몸을 젖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제수씨가 용기를 냈다. 아마도 그 젊고 건강한 웃음소리가 용기를 나게 하지 않았나 싶다. 제일 높은 다이빙 포인트에 올라간 제수씨는 그제야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살짝 다리까지 떠는 모습이 모였다.

라오스여행-배낭여행

두려움 없는 만남

한 10분을 주저하고 서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다이빙을 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기다리면서 짜증을 내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어느 순간 사람들은 파이팅을 외치기 시작했다. 내려갈까 주저했던 제수씨도 그 파이팅에 용기를 얻었는지 엉성한 자세(?)로 다이빙에 성공했다. 다이빙에 성공한 제수씨는 쉬면서 자신과 같이 주저하는 이가 보이면 파이팅을 외쳐줬다. 그리고 박수도 아끼지 않았다.

블루라군에 대해서 글을 쓰는 것은 힘든 게 사실이다. 몇 번이고 블루라군에 대해 쓰려 해도 번번이 막혔다. 어느 여행지에도 없는 블루라군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것이 있기 때문이었다.

겉으로 봤을 때는 실망부터 하게 되는 곳. 하지만 마음 문을 열고 귀를 기울여보면 참 유쾌하고 건강한 여행지가 블루라군이 아닌가 싶다. 이 글이 만족스럽지 못한 독자라면 꼭 한 번, 혹은 다시 한 번 블루라군을 향하시길…